[미술전시]
중국현대미술 대표작가전 | |
2008-05-15 09:24:35 | |
아트싸이드 갤러리에서는 중국현대미술 대표작가전을 통하여 많은 관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범위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대 규모의 중국작가 기획전시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의 선두주자 13명으로 회화·조각 등의 전시작품 4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통하여 중국의 과거의 전통과 현대적 문화의 갈등, 그리고 그 예술적 승화를 느낄 수 있으며, 중국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 아시아의 예술적 성과와 미래를 함께하는 현대미술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장샤오강이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사진, 루오브라더스의 대형수묵화, 쩡판즈의 모택동 대작을 포함하여 총체적인 문화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으며 따라서 그 함축하는 의미가 새롭다. 그 대표작가인 장샤오강은 최근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1958년 쿤밍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중국 아방가르드 작가군의 한 명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피카소, 달리, 클레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우연히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발견한 후 ‘혈연’, ‘대가족’ 시리즈를 그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를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했고, 국내에는 제1회 광주 비엔날레를 통해 소개되었다. 그 후 세계 전역에 걸쳐 활동, 2006년 아트싸이드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작품 속 고요하고 정지된 인물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중국의 문화혁명, 천안문 사태, 서구 문물의 도입 등으로 급변하는 역사 속에서 개인이 느꼈을 법한 불안과 우울함이 오랜 증명사진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뉴욕의 소더비와 영국의 크리스티를 통하여 작품거래 가격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면서 다시 한번 중국현대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망각과 기억의 일주일’이란 작품은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에 들어가면서 중국사회 내부는 경제부흥에 대한 기대와 세계화 등으로 개인의 가치에 대한 주장이 거세지는 가운데 차분한 자기성찰과 회화적 탐구에 몰입한다. 그는 예술이란 철학적이거나 추상적이기 보다는 각자가 처한 인간의 현실에 가장 근접하게 관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샤오강은 자신이 작품의 역사, 사회, 현실과 긴밀히 연결되어 인간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망각과 기억’ 시리즈를 통해 개인의 과거에 사무친 기억들을 끄집어 내어 의미를 부여하고, 망각과 기억의 순환이 우리의 삶을 꾸려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임을 시적으로 이야기 한다. 또한 ‘소년’이란 작품에서 보여지는 현실적인 대립도 보는 관객들에 호기심을 느끼게 한다. 가는 손과 발은 사회주의 체제의 인간의 통제와 간섭으로 인한 메타포적 메시지이며 조명위로 비춰지는 머리의 광채는 권위적인 모습의 묘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평론가 뤼펑은 그의 작품을 두고 우리의 기억에 한계가 있음을 고려해, 거리를 유지하며 역사와 현실을 관찰하고 동시에 “우리의 영혼이 잠시 머무를 수 잇는 ‘몽환의 왕국’을 설계한다”고 말한다. 그의 그림에서 느낀 원초적인 삶의 편견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통해 많은 관객들의 마음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화려한 핑크와 녹색의 조화를 그의 대표 색으로 보여주는 펑정지에는 21세기로 이어지는 전환기 중국의 사회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는 이들의 내면은 공허한 동공처럼 갈 곳을 잃은 텅 빈 시선을 보여주고 허무함을 나타내는 그의 여인의 얼굴 아이콘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현대미술에서 전통적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작가 예용칭,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유에민준은 격변하는 중국사회에서 무력한 지식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화물감과 붓의 생동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 동안 그려왔던 회화의 서술성, 의미전달 등을 부정하는 형식적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쩡판즈, 중국 키치를 대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루오브라더스, 그 외 리진, 리우웨이, 마리우밍, 탄핑, 그리고 이들 중 초록개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쩌춘야의 작품은 독일유학 중 80년대 신표현주의에 심취하여 주관적 색채와 터치를 통해 자유로운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삶의 깊은 이해로부터 우러나오는 회화의 필치로 초록개를 그려왔다. 초록개의 붉게 달아오르는 신체 부위를 강조함으로써 욕망의 분위기를 드라마틱 하게 연출하였다. 중후하고 내밀한 화면으로 깊은 감동을 주는 중국현대 미술은 지금까지 만들어낸 어떤 소리 보다 더욱 가능성이 큰 현대미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21세기의 예술은 또 다시 변모할 것이다. 동양인의 내면의 정서는 세계 각지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이 중국미술의 변모를 만남으로써 성장과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원애경 아트싸이드 전시기획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