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자 개인전
'비움과 채움의 향기, 그 푸른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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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7일 ~ 5월 22일
9 Art Space (북경)
3818 Warehouse, No.2 Jiuxianqiao Road 798 Art District, Chaoyang District, Beijing 100015 China
채움-비우기 위한 나의 몸짓 언어
비움은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다는 채움과 변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움’이 하나고 서로 소통을 함으로써 새로운 메시지를 얻어내는 생산적인 면, 즉 ‘채움’이 또 다른 하나다. 비우는 양만큼 근심이 덜어지는 이치는 바지런한 몸가짐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목탁 같다.
비움과 채움, 그 연기(緣起)적인 미학을 추구한다. 비움과 채움 또한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것이리라. 비움은 채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고, 채움은 비움으로 가기 위한 여정인 만큼 비움과 채움은 서로를 향하는 몸짓이다. 채우기 위해 비우고, 비우기 위해 채움을 반복할 때 나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
이로써 현실에서 피안의 세상을 꿈꾸게 되는데, 지향은 바로 욕심을 비우는 삶이다. 세상의 욕망을 비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러한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을 점오점수(漸悟漸修)라고 한다. 또한 한 순간에 깨달음에 도달하는 것을 돈오돈수(頓悟頓修)라고 한다. 결국은 채워져도 다시 비워지겠지만, 그래도 채워질 때를 기다리는 마음은 늘 넉넉하기 마련이다. 작품 속 여백은 열린 가능성의 공간이자 관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작가만의 적극적인 해석과 재창조의 공간인 셈이다.
작가는 일체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의 상태, 정신적 자유의 비상을 꿈꾼다. 예술과 삶에 있어 비움의 행위는 그것이 무위자연의 경지이든, 물아일체(物我一體)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신적인 고양이나, 자유, 진정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비움과 채움의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그려 넣는 까닭이다.
비움-푸른 이상향을 가기 위한 세계
서정의 근원은 자신도 모르게 용솟음치는 향수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추억 속의 인물에 대한 그리움, 막연한 그리움 등을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되, 드로잉을 통해 직조되어 작품으로 태어난다. 아련한 그리움과 형언할 수 없는 사랑이 작품 속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짓는다.
때론 그 서정적 절정을 극복하고 공자의 ‘낙이불음(樂而不淫),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시심으로 정서를 낚는다. 기쁨과 슬픔은 사람의 본원적 감정으로서 억제하기 힘들지만 옛 사람들이 이를 적절히 통제하도록 요구한 이유는 어디에 있으며, 또 이것이 현대의 삶에도 기여할만한 의미인지 같이 고민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의 고향이 푸른 나라이므로 바로 이같은 색채를 버무르고 짖눌러 이상향을 꿈꾸어본다. 푸른색은 이상향의 대명사이다. 굵고 곧은 나무줄기의 모습처럼 이상향에 대한 작가의 동경은 매우 솔직하다 못해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때문에 회색빛 바탕의 상부 공간을 차지하는 푸른색의 나무 줄기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비움은 곧 채움이요, 채움은 곧 비움으로 더욱 성숙된 새로운 삶과 기쁨을 찾아 인간의 자유 정신인 소산물로 예술 작품에 승화한 ‘존재’와 ‘희망’ 등의 작품을 간결한 색채로 표현했다.
판화와 양화를 함께 병행,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는 자유분방한 붓놀림과 힘찬 표현을 통한 화면에서의 기운생동은 인간내면의 자유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함축된 열망의 표현은 그렇게 작업속에 깃든다. 오늘도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의 숭고함과 바로 그런 이미지를 체로 거르는 작업에 몰입한다.
최병길박사(원광대학교 교수)는 “작가는 판화이든지 회화이든지 간에 자신 심상의 표출에 중점을 두어왔는데, 위와 같은 표현 방식들이 추상 표현주의의 그것들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갖고 있음은 주목할만한 점이다”며 “액션 페인팅 기법을 소화해낸 작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느 덧 오토매티즘에 매료되어 있기도 한다. 모노크롬 기법과 오토매티즘 기법의 절충형을 선보인 것은 그녀 회화의 또 다른 특징이다”고 평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 14회(해외 포함)의 개인전을 비롯, 중국 베이징비엔날레 등 아트페어에 여러 차례 참여했으며, 150여 회(뉴욕, LA, 파리, 도쿄, 상해, 베이징 등)의 그룹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