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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LG "저가 노트북, 한판붙자"

삼성 vs LG "저가 노트북, 한판붙자"
삼성, 69만원 넷북 국내 본격출시…LG "우리도 9월말에 나온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국내 노트북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저가형 미니노트북 시장을 두고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 이 회사는 21일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25.9cm(10.2인치), 무게 1.3kg의 미니노트북을 69만원이라는 가격에 내놨다.

10인치대 미니노트북이 '키보드가 너무 작아 사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감안, 일반 노트북과 비슷한 크기(93%)의 키보드를 적용하기도 했다.



LG전자도 라이벌 삼성전자의 공격을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을 태세다. 그동안 LG전자는 해외 시장에 해당 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은 밝힌 바 있지만, 국내시장 출시에 대한 사실은 명확히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21일 비공식적으로 "이달 안에 국내 시장에 넷북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격도 삼성전자의 제품과 같거나 약간 더 저렴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LG "시장 진입은 등 떠밀려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른바 '넷북'이라 칭하는 저가형 미니노트북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넷북이란 프로세서 업체 인텔이 만든 용어로, 작고 가벼워 이동성이 뛰어나면서 인터넷 접속이나 문서 작업 등을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노트북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수스와 MSI 등 대만 업체들이 시장을 먼저 형성했으나 HP, 델, 삼보 등의 브랜드 업체까지도 속속 뛰어들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불과 1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수차례 이어진 언론의 공식 질문에 "넷북 출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었다.

HP나 델처럼 '규모의 경제'에 기반해 컴퓨터 부품을 대량 구입함으로써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는 업체와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내에서만 '호랑이'일 뿐, 해외시장 기반이 취약해 넷북을 내놓고 싶어도 생산 원가 조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깊은 속내에는 그동안 초경량-초박형 등의 수식어를 앞세워 '고가-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잡았던 30cm(12인치) 안팎의 미니노트북 매출이 절반 가격도 안되는 저가 제품으로 대체될 것을 우려하는 심산도 자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내외를 불문하고 넷북이 말그대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급격히 성장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는 더는 시장을 내 줄 수 없다고 판단해 본격 전투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넷북 시장서도 삼성-LG 파워는 통할 듯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도 두 회사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에 판매된 넷북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주로 부품 수급 및 애프터서비스(AS), 기술 지원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에 강점이 있는 두 업체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비록 후발주자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삼성전자 컴퓨터시스템사업부장 김헌수 부사장은 "'NC10'은 기존 넷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사용성 문제를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해결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며, "향후 와이브로, HSDPA 등 통신 모듈을 내장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가격 역시 '삼성-LG 프리미엄'이 없는 69만원대로, 경쟁사라 할 만한 한국HP가 지난 5월 출시한 미니노트북보다 저렴하다.

◆60만원대 노트북도 "내줄 수 없어"

이제 남은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라이벌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40%를 넘기던 절대 강자의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으나 최근 1~2년 사이 LG전자의 맹 추격을 받아 현재는 그 격차가 상당부분 좁혀진 상태.

삼성전자 측은 이번에 출시되는 넷북을 통해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출시될 와이브로 내장형 넷북 제품을 위해 해당 업체와 상당히 구체적인 협의가 오가고 있다"면서 "경쟁사 제품가 현저히 차별화 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본래 넷북의 국내 출시를 물밑에서 꾸준히 준비해 왔다"면서 "이달 안에 제품이 공식 출시되면 최근 수분기 동안 이어져왔던 LG전자의 노트북 시장 강세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두 업체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의 향방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넷북은 오는 24일부터 제품이 전격 출하되기 시작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빠르면 다음주말부터 구입할 수 있다. LG전자의 넷북은 9월 말 쯤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