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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미술치료

[미술치료]영화로 배우는 미술치료 이야기 - 독서노트에서

영화로 배우는 미술치료 이야기 - 독서노트에서

세상은 여전히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매순간 던진다. 그 누구도 그 질문들로부터 오랫동안 피해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자기를 잊어버린 그들이 뒤늦게 그 질문에 답을 하려고 앉았을 때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이미 너무 커져 있을 수도 있다. 이제부터 여기 소개되는 세 편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어떻게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어떻게 하여 그것을 분실 혹은 왜곡시켜 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어떤 것은 슬프기 그지없고, 어떤 것은 우리에게 희망찬 대안을 제시한다.

  인간의 한 평생을 발달의 과정으로 보면 그것은 자아가 외부와의 끊임없는 작용 속에 그 자신을 형성, 유지, 변화시켜 가는 과정이다. 자아의 정체성이란 고정적이고 항구적인 것은 아니나 자아가 자신의 항상성을 지키려는 노력은 자연적인 본능이요, 생존적인 것이다. 


  그런데 삶은 언제 어떤 식인지 예상할 수 없게 마구잡이로 문제를 일으킨다. 그리고 인간은 문제에 닥쳤을 때 자기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는 위험스런 기회를 갖는다. 위험에는 언제나 불안이 동반되고, 기회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따라서 위기란 그 사람의 태도, 능력, 운에 따라 그를 성장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발전을 중단시키거나 역행시킬 수도 있는 인생의 결정적인 고비를 말한다.
  기존의 행동방식들, 즉 지금까지의 내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 어떤 사람은 새롭게 열리는 기회들을 긍정적으로 붙잡아 그 자신을 바꾸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단념된 마비 상태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박하사탕의 주인공 김영호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의 자아는 여러 차례의 중대한 '발달위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마비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이 누구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되고 아무런 목적도 희망도 없는 그는 결국 그 주인 없는 삶에서 기능하기를 멈춘다.


  치료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의 인생에 치료사가 개입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반향하여 그에게 보여 줄 수 있었다면 그의 결말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치료사란 사람이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말해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당사자 스스로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도울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치료(curing으로서의 therapy)'와 치유(healing의 과정으로서의 therapy)'의 개념을 한번 생각해보자 두 가지 모두 병이나 상처를 다스려서 낫는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치료란 치료하는 사람 측에서 보이는 결과적인 과정을 말한다. 자아를 찾는다는 과제를 놓고 나는 '치료'란 개념은 성립될 수 없다고 본다. 어느 누가 다른 사람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줄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강요된 자아나 조작된 자아의 상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일 수 있다. 자기는 자기만이 형성해갈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바람직한 자기나 올바른 자기가 어떤 것이라고 말해줄 수는 없다.


  치유의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자기를 아는 것이다.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인 자기가 누구이며, 그러한 판단과 행동의 목표가 되는 사람이 바로 자기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박하사탕의 주인공 김영호는 그러한 치유의 기회 없이 삶의 위기들에 무작정 맞닥뜨려진 사람이었다. 치유가 필요했던, 그리고 제대로만 극복했다면 오히려 참다운 성장이 가능했던 그의 삶의 위기들을 살펴보면, 영호가 그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갔는지 혹은 그에 실패했는지를 볼 수 있다.


1. 박하사탕
    기존의 행동 방식들, 즉 지금까지의 내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 어떤 사람은 새롭게 열리는 기회들을 긍정적으로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 인생의 색과 향기가 변하면 이전 그대로 되돌린다는 것은 힘들다.
 
  자책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못하는 그는 자신의 괴로움을 엉뚱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같은 공허한 발악 이전에 스스로의 힘으로 어느 정도 상황을 통제할 수도 있었음을 그가 깨달을 수만 있다면, 위기에의 무기력한 그의 반응은 좀더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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