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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케팅 아트비즈니스 뜬다…핸드백이 ‘명화’ 만나 매출 쑥쑥

아트비즈니스 뜬다…핸드백이 ‘명화’ 만나 매출 쑥쑥

금강제화 하면 중년남성 구두 브랜드로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최근 금강제화의 행보는 확연히 달라졌다. 여성 구두의 경쟁력을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통해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열쇠는 순수미술과의 제휴에 있다. 최근 금강제화는 ‘구두’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인 박영숙 작가와 손잡고 이색 전시회를 열며 ‘아트비즈니스’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나선 것.

박영숙 작가는 “여성 소비문화의 대명사격인 ‘하이힐’을 소재로 한 대중적인 작품을 구상 중이었는데 마침 ‘젊음, 여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픈 금강제화와 뜻이 맞아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결과는 어떨까. 김준석 금강제화 마케팅실장(이사)은 “전시회에 온 젊은 여성들의 반응이 좋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전국 매장에 관련 이미지와 액세서리를 전시하고 상품 판매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다.

사실 순수미술과 공산품과의 만남, 즉 아트비즈니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60년대부터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이나 살바도르 달리가 크리스털 업체와 제휴한 것은 물론 최고급 와인으로 추앙받는 샤토 무통 로칠드는 칸딘스키, 피카소 등 매년 주목받는 미술작가의 작품을 레이블에 새겨 높은 판매액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연하장, 달력 등에 기업들이 국내 작가의 작품들을 쓰는 경우도 많다. SK그룹은 연초 VIP연하장에 김원준 작가의 소를 소재로 한 그림 ‘정’을 새겨 넣어 호응이 좋았다.

하지만 국내외 업체들과 국내 순수미술과의 본격적인 제휴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중 LG전자는 단연 아트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6년 디자인경영을 선언했던 LG전자는 ‘꽃의 작가’ 하상림 씨의 그림을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에 새겨 넣은 ‘아트 디오스’ 시리즈를 선보여 히트를 쳤다. 여세를 몰아 LG전자는 올해 하상림 작가 외 5명의 작가(이상민 유리조각가, 김지아나 조형예술가, 함연주 조형예술가, 수지 크라머 색채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를 더 선정해 돌아가며 제품에 작품을 새겨 넣을 예정이다.

영국 디자인 회사 탠저린의 이돈태 대표는 “양산품이 갖고 있는 제품으로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업체들이 예술작품이 주는 감동을 제품에 녹여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의류, 잡화 부문에서는 쌈지가 아트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디자인한 ‘쌈지’의 ‘낸시랭 매직박스 백’은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 이 밖에도 쌈지는 최정화, 컴퍼니, 이다, 노준, 한만영 등 19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녹여낸 ‘아트티셔츠 라인’을 연달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IT 부문에서는 파란닷컴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파란닷컴은 이노무브그룹과 제휴해 국내 작가들의 현대 미술작품을 문자메시지와 함께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종희 KTH 모바일사업본부장은 “기존에 틀에 박힌 모바일 콘텐츠를 문화 예술 분야로 확대해 고객의 문화 욕구 충족을 다각도로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대중성을 갖춘 팝아트 작가는 물론 서양화, 한국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원데어리푸드의 유제품 브랜드 ‘소와나무’의 글귀와 이미지 작업으로 유명한 정병례 작가는 최근 아리랑쇼핑과 제휴해 뮤럴벽지를 론칭할 예정. 정병례 작가는 “작품 하나는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하지만 공산품으로 탈바꿈하면 일반인도 집에서 저렴하게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이런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깐용어

·아트비즈니스:유명한 예술가 혹은 그들의 작품을 활용해 기업과 제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사업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