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노트북, 토종 vs 외산 '맞짱'
기사입력 2008-09-05 14:34 이정일 jaylee@asiaeconomy.co.kr
외산 일색이던 미니노트북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토종 vs 외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외산 노트북은 저렴한 비용을 내세우는 반면, 토종 업체들은 애프터서비스 등을 앞세워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미니노트북 진출에 부정적이었던 삼성전자는 연내 10인치 급 미니노트북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한발 앞서 지난 달 독일서 열린 '베를린 국제가전 멀티미디어 박람회(IFA) 2008'에서 미니노트북을 공개했다. 삼성과 LG전자는 "당분간 해외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겨울 시즌에 맞춰 국내 출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삼보컴퓨터는 지난 1일 10.2인치 화면과 무게 1kg의 미니노트북 '에버라텍 버디'를 출시했으며, 중소 PC 업체인 주연테크도 조만간 'JN1001'으로 미니노트북 시장에 가세했다. 최근에는 늑대와여우 컴퓨터도 30만원대의 초저가 미니노트북을 출시했다.
흔히 '넷북'으로 통하는 미니노트북은 10인치 이하의 LCD에 1kg 안팎의 무게로 휴대성이 강점이다. 기존 노트북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전체 노트북 시장이 확대되면서 틈새를 비집고 수요가 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미니노트북 시장 규모는 520만대로 내년에는 800만대,2012년에는 5000만대가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연간 100만대 수준인 노트북 판매량의 10% 정도를 미니노트북이 차지할 전망이다.
그동안 미니노트북은 외산 업체들이 이끌어왔다. 'Eee PC'로 국내 미니노트북 시대를 개척한 아수스는 701 모델에 이어 901과 1000H 모델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수스와 같은 대만 업체인 MSI는 '윈드'로 회사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 최대 PC회사인 HP가 'HP 2133'을 선보인 데 이어 델컴퓨터도 '인스피론 미니9'로 미니 노트북 경쟁에 동참했다.
업계는 그러나 외산과 토종의 경쟁이 본격화되면 미니노트북 시장이 토종 중심으로 기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한국IDC 관계자는 "외산은 가격이 싸고 시장을 선점했지만 국산은 대기업 브랜드와 편리한 AS가 강점"이라면서 "토종 업체들이 후발 주자이지만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산 노트북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도 고환율로 위기를 맞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외산 노트북의 수입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면서 경쟁 우위를 자신했다.
◆ 용어설명 - 넷북
'넷북'은 프로세서 업체인 인텔이 규정한 미니노트북의 또 다른 이름이다. 10인치 이하 LCD에 무선 기능, 오랜 배터리 작동 시간 등이 특징이다. 넷북에서 많이 쓰는 '아톰' 프로세서는 저전력, 저소음으로 인텔이 미니노트북에 최적화해 개발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