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도스 기획 김형관展
'trans'
2008년 9월 17일(수) ~ 9월 30일(화)
운모하[雲暮霞]terrace -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54-7 Tel. 02.735-4678
갤러리 도스는 9월 17일부터 9월 30일 까지 테이프와 시트지로 작업을 하는 김형관의 ‘trans’展을 기획했다. 그가 찾으려는 표현하려는 것은 갈등의 공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공간, 어지러운 공간, 야비하고 비루한 공간, 하지만 눈부신 탄생과 사라짐의 공간이다. 신발과 강아지, 여자 만화 캐릭터 등을 컬러테이프와 시트지를 이용해 작업을 하던 김형관은 이번 전시에서 숭례문참사 현장을 소재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다.
얼마 전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숭례문에 화재가 났다. 대한민국의 국보1호, 600년의 혼이 담긴 소중한 유산이 70대 노인의 분풀이 대상으로 인해 소실되었다. 그 사람은 사회에 불만이 많아서 질렀을 뿐이라고 했지만 그 화재로 인해 앙상하게 남은 화재의 현장을 보며 온 국민은 슬퍼했고 분노했다. 단지 시너 1병과 라이터 1개로 조상의 혼과 대한민국의 상징을 불태워 버린 것이기에 그 충격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비록 복구가 시작되었지만 그 오랜 세월을 선조들과 함께 지내며 살아온 숭례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숭례문이 불타는 현장은 생중계되어 전역으로 방송되었고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보물이 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슬프지만 아름답다’라는 말처럼 그 영상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잔인하고 슬펐지만 불에 휘감겨 무너져가는 그 모습 자체는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김형관은 그때의 영상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이를 컬러테이프로 작업한다. 그는 컬러테이프의 다양한 색상들과 조금씩 다른 투명도에 매력을 느껴 작업의 재료로 선택했다. 같은 색상이라도 생산된 시기와 회사에 따라 제품의 색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색이 들어간 투명한 opp테이프를 종이에 스케치를 한 후 그 위에 겹쳐가며 채도를 만든다. 이런 작업을 거친 작품은 마치 그린 듯이 생생하다
그림에서 불길에 휩싸여 있는 숭례문 화재현장은 작가의 작업 주제인 ‘갈등의 공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공간, 어지러운 공간, 야비하고 비루한 공간, 하지만 눈부신 탄생과 사라짐의 공간’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작가는 아픈 사건의 현장에서 느껴지는 예술의 감성을 표현하고 있었다. -갤러리 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