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술전시/미술도서

[미술도서]미술로 심리 치료하는 '감정치유' 책 나왔다그리기, 칠하기, 콜라주 만들기 등 통해 감정 흐름 조절 감정은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기도 하고 댐처럼 막히기도 한다. 감정의 흐름이 막힌다면 우리는 긴장되고 불안하고 우울해질 수 있다.

미술로 심리 치료하는 '감정치유' 책 나왔다
그리기, 칠하기, 콜라주 만들기 등 통해 감정 흐름 조절
  •  감정은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기도 하고 댐처럼 막히기도 한다. 감정의 흐름이 막힌다면 우리는 긴장되고 불안하고 우울해질 수 있다.

     ‘감정치유-상처받은 감정을 돌보는 통합적 미술치료’(루시아 카파치오네 지음, 오연주 옮김, 프로젝트409, 1만8000원)는 예술을 통한 심리치료와 자기수양을 통합한 개척자, 루시아 카파치오네의 최고의 역작으로 책의 안내에 따라 예술을 통하여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해방시키는 단순한 작업들을 하다 보면 삶의 행복감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그리기, 칠하기, 콜라주 만들기 등을 통하여 내면으로 들어가 감정들이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들이 들어 있다.

     루시아 카파치오네 박사는 미국의 유명한 미술치료사로서 25년간 수많은 치유관련 베스트셀러의 저자이자 대중적인 워크숍의 지도자로 상처받은 감정을 연구하고 치유하는 일에 몸 바쳐 온 인물이다. 그는 내면 아이 작업과 왼손 글쓰기를 통한 치유 작업의 개척자로서 치료사와 교육자들을 훈련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사의 협력 컨설턴트이기도 하며, 저서로는 ‘창조적 일기-자기 자신을 찾는 기술’, ‘존재를 충만케 하는 일기’, ‘건강을 위한 그림-미술로 치유되는 그대’, ‘10대를 위한 창조적 일기’, ‘내면 아이의 회복’, ‘왼손의 힘’, ‘일하는데 재능을 써라’, ‘비전세우기: 꿈을 이루는 10단계’, ‘웰빙 일기: 내면의 힘을 그려서 치유하는데 쓰자’ 등이 있다.

     책의 원제목은 ‘감정을 치유하는 예술’(The Art of Emotional Healing)이다. 번역과정에서 ‘감정치유-상처받은 감정을 돌보는 통합적 미술치료’로 바꾸어 저자의 접근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저자는 감정이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반응이자 생각, 신념으로, 우리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는지, 삶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말해주는 잣대라고 말한다. 이 감정은 우리 몸 안에 에너지 형태로 담겨 있어서 아무리 없애거나 부정하려고 해도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느닷없이 튀어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감정은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해야 하는데, 이 흐름이 막히게 되면 긴장되고 불안하고 우울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공포, 화, 슬픔, 우울이나 혼돈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책망하고 그것을 행복한 얼굴로 덧씌우려하지 말고 모든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아파하고 나서야 진정으로 행복과 사랑, 기쁨, 그리고 평화 같은 더 긍정적인 감정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저자는 크게 감정을 알아차리는 단계를 총 10단계로 나누고 여러 가지 예술매체를 활용하여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리기, 칠하기, 작업일지 쓰기, 콜라주 만들기, 찰흙 만들기, 북 치기, 춤추기, 가면 만들기 등 통합적인 미술치료(본문에서는 예술치료로 지칭함)를 통하여 내면으로 들어가 감정들이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들이 들어 있다.

     각 단계를 따라 예술치료사들이 워크숍이나 개인 치료를 하다 보면 저자의 말대로 말을 배우듯이 감정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뿐 아니라 내담자(client)들로부터 “감정만 들여다봤을 뿐인데, 어느 순간 참 살만해졌다”는 피드백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은 예술가나 예술치료사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이 과정을 따라 맘껏 그리고 만들고 느낀 대로 소리치고 춤추면 된다. 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나 다 그렇게 놀았다. 크면서 어른들에 의해 판단 받고 비난받으면서 우리 자신 스스로 그 판단과 비난의 벽돌로 감정을 눌러 놓았다. 이제 “못해!”라는 자기 비난만 물리칠 수 있다면 진정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사별, 이혼, 이별, 이직, 지진, 버려짐 등 수많은 상실의 아픔을 가슴 속에만 꽁꽁 묶어놓고 부정적인 감정은 빨리 없애 버리거나 가져서는 안 된다고 도리질 쳤던 이들의 실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자신의 분노나 화, 슬픔의 감정을 인정하고 그 느낌을 솔직하게 밖으로 터뜨리면서 이들이 얼마나 큰 내면의 힘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지혜로워지고 행복해졌는지에 관한 감동적인 사례들이 많이 담겨 있다.

     번역을 맡은 오연주씨는 이화여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원광대 동서보완의학대학원 예술치료학과(미술치료 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치료사, 춤동작치료사, 에니어그램 일반강사. 고양 신경정신과 병원, 까리따스 방배 복지관, 소향 심리클리닉 등에서 미술치료사로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에서 ‘사별가족을 위한 만다라 미술치료’ 워크숍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내면의 힘을 키우는 통합적인 미술치료’ 워크숍, 청소년을 위한 ‘꿈을 찾는 나비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