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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미술계동정

미술로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

  • 미술로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
  • 고양·파주 도슨트 등의 모임 '나눔미술교육연구회'
    아이들에게 더 쉬운 미술교육 방법 찾아
    지역내 미술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봉사
    미술치료에 명화 감상프로그램도 운영
  • 김미혜 리포터 cetlavie_mh@hanmail.net
    입력 : 2008.03.24 21:51
    • 고흐는 붓 한 자루와 종이만 있으면 30분 안에 자기 얼굴을 그려냈고 모딜리아니는 100번의 데생 후에야 맘에 드는 얼굴 그림 하나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만드는 초상화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5일 고양, 파주 지역의 도슨트(전시해설사), 에듀케이터 모임인 '나눔미술교육연구회'의 작업실에 모인 초등생들은 얼굴 그리기에 몰두해 있었다. 연필, 크레파스 혹은 파스텔로, 또 어떤 친구는 붓펜을 이용해 앞에 앉은 친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얼굴이 한 가지 색인 것처럼 보이지만 빛이 들어와 그림자가 생기는 걸 잘 봐야 해. 밝고 어두움에 따라 색이 달라지거든."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아이들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어지고 연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 날은 '나눔미술교육연구회'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는 명화 탐구 프로젝트 3탄 '영혼의 초상 모딜리아니'의 첫째 날이었다.
    • 모딜리아니가 초상화를 그릴 때 그 사람만이 가진 특별하고 다른 영혼을 찾아내려 애쓴 것처럼 어린 화가들도 저마다 친구들이 가진 특별한 느낌을 찾아 그림에 담으려 노력하고 있었고 대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모듬 곁엔 어김없이 선생님 한 분이 아이들의 물음에 답하고 어려움에 기꺼이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소개하고 함께 모딜리아니의 인생을 얘기하는 선생님들은 '나눔미술교육연구회' 소속의 연구원들이다. '나눔미술교육연구회'는 3년 전부터 미술로 행복한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생각을 가진 미술교사들이 모여 공부하며 교육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열었다고 한다. 회장을 맡고 있는 노은수씨는 "좀더 쉽게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하는 방법이 없을까 의논하여 왔다"며 "그렇게 쌓은 미술교육 노하우들을 활용,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고 연구회를 소개했다.

      2005년 말에 시작된 파주의 겨자씨천사원의 장애우들과 함께하는 미술치료봉사나 고양시 내의 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초등생들과의 미술수업, 2007년 민통선 내에 있는 군내초교에서의 실기와 감상프로그램을 연 것도 이런 마음가짐의 연장선이었다.
    • ‘나눔미술교육연구회’의 한 연구원이 고양 아람미술관에서 열린‘모딜리아니 명화탐구프로젝트’에 참가한 초등생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 고양, 파주시의 미술 관련행사에는 어김없이 연구회 소속의 선생님들이 대거 참여한다. 심학산 자연미술 전시투어에 에듀케이터로, 파주 책 잔치에서의 미술 교육봉사로, 또 몇몇은 어울림미술관, 아람미술관의 도슨트로 활동한다. 더불어 올해 들어서는 초등생들과 함께 적극적인 감상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명화탐구 프로젝트'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노은수 회장은 "명화탐구 1탄에선 아이들과 렘브란트를 만났다"며 "2탄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고흐전과 연계해 고흐의 '노란 집'을 통해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나눔미술교육연구회'에서는 자료를 설명하는 주입식 미술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참여자가 직접 작가가 되어 그들의 시선으로 생각하고 토론하며 감상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명화탐구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명화탐구 프로젝트 4탄은 다음달 12·13일 '이집트 미술여행'이란 주제를 가지고 살아있는 미술관으로 체험을 나선다. ☎031)905-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