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연극 & 어린이/청소년에 의한 연극 | |
어린이/청소년연극을 정리하는데 있어 우선 미국 아동연극협회(Children's Theatre Association of America)가 어린 관객을 위한 연극(Theatre for Young Audience)과 어린이/청소년에 의한 연극(Theatre by Children and Youth)으로 나누어 놓은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교육연극’의 개념이 화두에 오르고 연극을 고등학교 교과목으로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는 등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연극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 | |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연극 | |
먼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연극은 전문극단이 어린이/청소년을 위해 제작하는 연극인데 일반연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연수입을 올리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한국본부는 연간 수십 편의 공연 중 우수공연을 모아 매년 7월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를 벌이고 또 ‘서울어린이연극상’(2003년에 제12회)을 운영하고 있다. 2002년에는 ‘ASSITEJ 세계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세계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를 개최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아직은 아동극(Theatre for Children)이 주축이 되어 있는 실정이어서 ASSITEJ 한국본부는 청소년연극(Theatre for Youth)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연극은 ‘극단 아리랑’과 ‘교사극단 징검다리’ 정도가 시도하고 있을 뿐 미미한 실정이다. 아동극의 경우에도 거의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래도 ‘극단 연우무대’가 2000년부터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가족극장’ 사업을 시작한 이후 대상 연령층이 상당히 높아졌다. 고등학생들은 그나마 일반연극 중에서 선별하여 관람할 수 있겠지만 중학생이 볼 수 있는 연극은 전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동극의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백화점에서 탁아소 대용으로 운영하는 유아 대상의 저급한 연극이 연상될 정도로 유치한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질적으로 또 양적으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서울에만 30여 전문극단이 활약하고 있으며 점차 경기와 대구 지역 등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5월과 겨울방학에는 아동극 붐을 이룰 정도로 많은 작품이 공연되고 있는데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예술극장에서 매년 1월에 자체기획공연으로 아동극을 올릴 정도로 인식이 달라졌다. 예술의전당에서도 아동극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강남에 영어연극 전용극장이 설립되기도 했다. 주목받은 공연으로는 2002년 ‘서울어린이연극상’을 수상한 <하륵이야기>가 있는데 전래설화를 내용으로 신선한 표현기법을 도입한 점이 관심을 모았다. 최근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나 은 어린이만를 위한 연극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아동극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는 많은 기여를 했다. 어린이를 위한 연극으로 인형극을 빼놓을 수가 없겠는데 매년 8월 국제적인 인형극제가 춘천에서 열린다. 1989년에 시작된 ‘춘천인형극제’가 국제적인 연극잔치로 성공하면서 춘천에는 서울에도 없는 인형극 전용극장 ‘춘천인형극장’이 설립되었다. | | | |
어린이/청소년에 의한 연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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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에 의한 연극은 ‘학교연극’, ‘교실연극’, ‘학급연극’ 그리고 ‘학예회’ 등 다양한 모습을 갖는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이념도 입시위주의 교육관행 앞에선 유명무실해지는 우리의 교육현실 속에서 연극은 학교사회에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연극제)로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참가하는 연극경연대회가 있는데 대조적인 양상을 보인다. 1992년에 시작된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는 경연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어린이들의 잔치’를 지향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원래적인 의미의 학예회는 사라지고 학예발표가 장려되고 있지만 행사 위주의, 어린이 자신보다는 학부모를 위한 재롱잔치로 전락하고, 공연할 작품이 거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점차 <톰소야> <백설공주>를 탈피하여 이제 ‘공부 위주의 현실’에서부터 ‘학교폭력’, ‘이성관계’ 나아가 지역사회의 ‘공해문제’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 어린이연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일방적인 지도방식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또한 연극놀이, 즉흥극 등을 통해서 구축된 어린이들의 표현도 정확한 우리말 구사와 함께 자연스러움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전국적으로 참가학교의 숫자가 미미해 제자리를 잡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가운데 인천교사극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 인천이 어린이연극의 메카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반면 ‘전국고등학교연극경연대회’는 7년 만에 특히 양적인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 전국의 16개 시도에서 벌어지는 예선에는 2백여 학교가 참가할 정도로 전국적인 파급효과를 이루고 있어 기존의 ‘동랑청소년연극제’를 재치고 대표적인 청소년연극제로 자리 매김 하였다. 최근 전국 30여 대학에 연극과 관련된 학과가 생겨나고 수천 명의 지원자가 몰려드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참가학교가 많다보니 경쟁분위기가 과열되어 청소년을 위한 축제로서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초기에 나타난 ‘공연레퍼토리의 빈곤’, ‘일방적 지도방식’ 등의 문제점도 많이 개선되어서 “그래, 우리의 꿈을 펼치자”라는 본래의 취지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또한 연극교과목개설을 위한 시범학교의 운영과 연결되어 고등학교 연극지도교사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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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교육 & 교육연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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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교육 | |
최근 연극계에서는 연극을 중등교육과정의 교과목으로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를 중심으로 ‘연극교과목개설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가 구성되어서 2002년부터 그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소년 교육에 있어 연극교육의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연극계의 오래된 주장이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특대위의 활동은 연극교과서의 개발과 시범학교 운영 그리고 이에 필요한 연수로 이루어지는데 그 내용에 있어 논란이 있다. 논란의 핵심은 ‘연극교육’과 ‘교육연극’의 균형에 관한 것으로 연극과 교육을 접목하는데 따른 입장차이로 보여진다. | | | |
교육연극 | |
교육연극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도입 된지 몇 십년도 안 되는 분야인데다 국내에는 현장 사례가 별로 없어서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연우무대의 교사대상 연극교실을 통해 연극놀이가 알려지면서 최근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린이/청소년에 의한 연극은 물론 그들을 위한 연극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한국교육연극학회가 2000년에 출범하였고 연극관련 교사단체인 ‘소꿉놀이’ 와 ‘초등교사연극놀이연구회 꼬마야 꼬마야’ 그리고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아직 본격적인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연극놀이 및 즉흥극의 활용은 연극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연극활동은 예술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의 조화를 바탕으로 전개되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이를 위해 교사 및 연극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직접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교실도 시도되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연극에 대한 전문지식보다는 교육연극이 주요한 과제로 부각된다.10년 남짓 한 기간에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여 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전문사 과정에 아동청소년극 전공이 생기는 등 대학에서의 관심도 높아졌다. 한편으로 어린이, 청소년들을 연령대별로 세분화하고 특성화시키는 문제, 특히 중학생을 위한 연극의 활성화, 그리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연극 전용공간의 확보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여하튼 어려움을 극복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정한룡 (연출가 · 극단 연우무대 대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