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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미술계동정

2008년 세계미술의 기상도

2008년 세계미술의 기상도

미술계는 아시아의 시대로 올것으로 전망

2007년이 이미 저물고 2008년 새해가 찾아 왔다.

2007년은 유럽으로서는 카셀도큐멘타, 뮌스터프로젝트, 베니스비엔날레 등 10년만에 여러 행사들이 겹치는 의미있는 한해였다. 사상 최대로 많은 한국미술인들이 유럽을 방문한 해이기도 했다.

새해 벽두에 2008년 세계 미술계를 서서히 조망해 보는 것은 미술인들로서는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2008년 세계미술의 포인트는 어디에 있을까?

2007년이 유럽의 해였다면 2008년은 다시 아시아의 해로 돌아올 것 같다. 무엇보다 베이징올림픽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아시아의 특수가 예상된다.

아울러 작년에 다소 이미지를 구기기는 했지만 광주비엔날레가 개최될 예정이고, 그 밖에 샹하이비엔날레, 싱가포르비엔날레가 금년에 개최되므로서 세계 미술인들의 눈은 자연히 아시아로 쏠리게 될 것 같다.

2008년 세계 주요 미술행사들을 간략히 점검해 보기로 하자

비엔날레

2000년대에 비엔날레의 시대는 이미 사양세로 접어든 것 같다. 흔히 지난 90년대가 비엔날레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아트페어의 시대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제는 아트페어와 경매시장이 세계미술의 트렌드를 리드하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작년 유럽의 카셀도큐멘타는 철저히 아트페어의 상업성을 배제하여, 아트페어와 도큐멘타의 차별화를 위해 안간 힘을 쓰기도 했다.

어쨌든 비엔날레 역시 당분간 어느 정도의 주목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트페어와 달리 막대한 공공부문의 예산을 사용하므로서 비엔날레는 과거의 영화는 찾아볼 수 없어도 여전히 효용가치는 있기 때문이다.

1995년에 출범한 광주비엔날레는 그간 풍부한 예산으로 아시아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신규임명된 전시감독의 학력위조사건으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세간의 웃음거리가 된 바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과연 금년에 그간의 추락된 이미지를 일신하고 새롭게 거듭날지 두고 볼 일이다.

샹하이비엔날레 역시 광주비엔날레에 자극받아서인지 광주비엔날레가 탄생한 다음해인 1996년에 탄생하였다. 풍부한 중국의 인적자원을 무기로 샹하이비엔날레는 점점 더 세계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알려졌던 싱가포르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 문화에서도 아시아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 싱가포르의 제1언어인 영어와 70%를 차지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의 중국어, 그리고 금융에 대한 세계최고 수준의 노우하우, 그리고 물류와 유통에 대한 합리적인 제도 등은 싱가포르가 미술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는 풍부한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싱가포르비엔날레는 그러한 싱가포르인들의 공감대 속에서 지난 2006년에 새롭게 출범하였다.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봤을 때, 싱가포르비엔날레는 앞으로도 계속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아트페어

이제는 아트페어의 시대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미술인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와서 바젤아트페어 등 여러 아트페어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여러 스타를 배출하게 되면서, 미술의 포커스는 자연 비엔날레에서 아트페어로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들이 아트페어 참가시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바젤아트페어 등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 참가만을 염원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바젤, 시카고, 피악, 아르코를 세계 4대 아트페어까지 미화시키고 있지만, 이는 현지의 감각이 결여된 일종의 맹목적 관념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바젤아트페어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세계최고의 아트페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바젤과 아르코의 경우 전시에 오는 관객수는 대개 비슷하다.

하지만 서방의 언론들이 바젤을 보다 한 수 위로 치는 이유는 바젤에 세계 주요 컬렉터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통상 바젤아트가 열리면 바젤공항에는 뉴욕이나 영국 등에서 온 자가용비행기가 200대 내지 300대가 된다고 한다.

여전히 세계최고의 컬렉터들은 바젤아트페어 운영진의 노우하우에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이들 운영진과 컬렉터들의 보이지 않는 야합(?)으로 바젤아트페어는 세계미술의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작가들이 유의할 것은 바젤아트페어 같은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에 참가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둘러리로 전락할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각각의 아트페어의 생명은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여야 하며, 바젤아트페어 같이 이미 세계적인 스타를 발굴한 아트페어에서는 신진 작가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한국작가들은 덜 알려졌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신생아트페어에 베팅을 해보는 것이 보다 더 확률이 많으리라 여겨진다.

작가의 운명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갤러리나 아트페어의 흥망과도 밀접한 관련을 띠게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기가 몸담고 있는 아트페어가 뜨게 되면 자신도 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면, 과거 파리의 피악은 명성이 높았지만 최근들어 지리멸렬해지고, 그 대신에 신생아트페어였던 파리아트페어(Art Paris)가 부상하여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취리히아트페어는 한국작가들에게 좋은 아트페어이다. 왜냐하면 취리히아트페어는 오랫동안 한국작가들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금년에는 중국작가로 포커스를 맞추는 등 아시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도에 유망한 아트페어로는 역시 바젤아트페어, 싱가포르아트페어, 베이징아트페어, 아트포럼베를린, 제네바의 유럽아트 등을 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