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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미술재테크

[미술재테크]1000만원대 그림 잘 팔린다는데…

1000만원대 그림 잘 팔린다는데…
갤러리ㆍ평론가ㆍ콜렉터의 일차 검증 거친 작품
"수요자층 얇아 급등한 작가 투자는 유의해야"

미술 투자자들의 관심이 블루칩 작가에서 젊은 작가군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작가 중에서도 1000만원대 작품(100호 기준) 작가들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작가군은 일정 부분 전문가 집단과 시장의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 장점인 데다 고가 블루칩 작품들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 보면 1000만원대 작가들은 일단 예선을 통과한 유망주들이다. 보통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첫 개인전을 연 작가들 대부분이 50만원(100호기준)도 받지 못하는 걸 감안하면 이들은 시장으로부터 상승 여력을 확인 받은 셈이다.

지난 11일 열린 K옥션 경매에서는 최소영 `부산 풍경` 2600만원, 홍경택 `사랑 앵무새` 1800만원, 홍경택 `이영애` 2000만원, 배준성 `화가의 옷-베르메르` 1050만원, 정보영 `시작` 1200만원, 도성욱 `컨디션-라이크` 1800만원, 박성민 `아이스캡슐` 1300만원, 이동기 `상처` 1150만원, 강유진 `박물관 가는 길` 1000만원, 이길우 `동문서답` 1800만원에 팔렸다.

18일 서울옥션 경매에도 임만혁 `가족이야기` 1500만원, 이승민 `냄새` 1400만원, 배주영 `서로 다른 동맹` 1050만원, 이길우 `비몽사몽` 1000만원, 이호련 `오버 레핑 이미지`가 1050만원에 팔리는 등 1000만원대 젊은 작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갤러리에서도 1000만원대 젊은 작가들의 인기가 높다.

권기수(1300만원), 임만혁(1200만원), 정용국(1500만원), 이우림(1500만원), 강유진(1000만원), 이길우(1500만원), 데비한(1300만원), 신영미(1200만원), 정지현(1000만원), 이태경(1400만원), 김한나(1000만원) 등이 자주 거론되는 작가들이다.

이들 젊은 작가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컬렉터들의 요구에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 1000만원대 작품은 1000만원대 가격이 형성되는 동안 컬렉터, 평론가, 갤러리들의 검증을 받아 어느 정도 투자 안정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명진 선컨템포러리 대표는 "1000만원대는 일차적인 검증을 받은 작가들"이라며 "이미 컬렉터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들은 향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컬렉터들의 미술시장 진입도 젊은 작가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현대적 감각을 가진 30~40대 젊은 컬렉터들은 신선하고 패셔너블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한다.

또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 현대 주거공간에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어울린다.

서구미술의 흐름도 젊은 작가 인기에 한몫한다. 현재 서구미술은 컨템포퍼리 작가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미술 전문가인 장동조 더컬럼스갤러리 대표는 "현대 서양미술은 개성이 강한 컨템포러리작가 중심"이라며 "해외에 나가서 경쟁력 있는 국내 작가는 중견보다는 젊은 작가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한 작가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일시에 오른 가격에는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명진 대표는 "작품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 오른 가격에 작품 매도를 받아줄 수 있는 수요자층이 얇다"며 "큰 폭의 가격상승은 작가와 작품의 생명을 단축시킨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주목을 받았다 하더라도 작가 본인의 꾸준한 노력 없이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고, 구매시 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