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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미술전시회

[미술전시]백지연개인전

백지연개인전

'Portrait-portraits'


Self-Portrait:on the roof_천에 오일 바, 아크릴채색_137×167cm_2007



2008년 5월 13일 ~ 5월 19일

갤러리화인

 (우)600-850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2동 1511-12 T.051-741-5867

www.galleryfine.net

관람시간: 10:00am ~ 06:00pm


opening: 2008년 5월 13일(화) 06:00pm



Portrait:on the roa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1cm_2007


 한 사람의 얼굴의 형태가 어떤지, 이목구비가 어떠한가로 그 사람의 생김새를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인상을 기억할 때는 그 사람의 생김새로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내 친구 모모씨를 떠올릴 때면, 그이의 행동이나 기호, 체취, 말투, 특유의 표정 등 그이만의 특징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것들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가지는 느낌이 작용한 것으로 그 사람의 인상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그런 특징적인 것들이야말로 그 사람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이러한 지표가 연결고리가 되어 두 사람(개인과 개인간)의 내적인 교감이 가능하게 하며 감정의 어떤 부분에 대해 동감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이런 계기를 통해 얻어진 동감-대상과 자기의 심리적인 동일성을 경험하는 것-은 대상과의 관계에서 대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며 한 개인의 삶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더불어 삶 자체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한다.


Portraits:blood relationship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0.6×162.1cm_2007


 인물의 내적인 면을 표현해 보려는 노력이 동기가 되어「portrait」시리즈를 구성하였다. 인물표현은 다분히 개인적인 느낌에 의해서였다. 재현을 위한 묘사는 감정의 표현을 위해 희생되었다. 인물의 이미지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즉흥적으로 구성되었고, 그 과정은 나의 직관적 감성이 작용한 것이다. 공간 속에서 붓 터치와 물감으로 덩어리진 선과 면들은 몇 분간 혹은 몇 시간, 몇 일간 작업한 내 행위의 궤적들이다. 행위의 흔적은 대상자체에 대한 행위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혹은 대상과의 얽힌 추억 또는 작업환경이나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기교를 부려 꾸미지도 않고, 감정과 몸의 소리로 붓이 나아갈 방향을 자유롭게 정하는 것이 바로 대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나의 작업 방식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재탄생된 이미지는 내가 느끼는 대상의 이미지이자 혹은 나 자신이다.

 

Portraits_캔버스에 에나멜 스프레이, 아크릴채색_각 112.1×145.5cm_2008


 대상을 구성하는 과정은 자유롭게 내뻗은 선들이 겹치거나 교차하기도 하고 물감의 두께에 부딪혀서 끊어지기도 하고, 머금은 물 때문에 흘러내리기도 하는, 그래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우연적 과정이다. 그리고 그런 우연의 과정 중에 하나의 형체라 말할 수 있는 이미지는 바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서로 무관한 미완성의 이미지가 합쳐져 이전과는 아예 다른,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때로는 온전한 이미지를 선으로 지워버리고, 새로운 형태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지워지고 겹쳐져서 나타나는 복잡한 선과 면들 사이로 얼굴의 형상이 드러난다. 그러나 작업의 시작이 무작위로 뻗어나간 선들이었다면 그 이후 진행되는 ‘형상그리기’는 약간 의식적인 행위일 수 있다. 상황과 대상의 느낌에 의존해 즉흥적으로 그리는 작업의 후반부에는 작업을 진행하는 행위의 주체자로서 나 자신이 작업에 좀 더 주체적인 역할을 한다.

 

Portrait:virago_캔버스에 페인트, 모래, 연필, 아크릴채색_130.3×162.1cm_2007


 아이가 종이 위에 선을 가지고 놀다가 무언가 그릴 것이 생각나서 헝클어진 선 위로 형체를 그려 넣는 행동과 비슷하게, 내 그림은 어느 아이의 낙서를 닮아있다. 아이가 연필을 종이에 공회전 시키는 것은 완성된 그림을 그리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속한다. 이렇듯 그리기의 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내 작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원하는 이미지를 얻는 것이다.

-백지연

 

Portrait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각 90.9×116.7cm_2007

 

Portraits:AB-A-O-B-we are Friend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21.2×162.1cm_2008